미사성제의 몇가지 전례의식에 관하여(2)(2024-01-21)

서론

지난 주에 저는 미사전례의식들의 몇가지 의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두 번의 고죄경, 미사경본의 이동, 포도주에 물 한 방울을 섞는 것, 그리고 제헌경에서 성체와 포도주를 분향하게 하는 방법 등입니다. 오늘 저는 같은 주제를 계속하면서, 몇 가지 다른 미사전례의식의 의미를 더 설명할 것입니다.

1. 한크 이기투르.(미사전문을 시작하는 기도)

미사의 세 번째 부분은 감사 서문경에서부터 천주경까지입니다. 그것을 "전문(典文)"이라고 합니다. 이 전문은 미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때에 사제는 빵과 포도주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바꿉니다.

빵과 포도주를 성변화하기 전에 사제는 성작 위에 두 손을 놓습니다. 이때 복사는 종을 한 번 울립니다. 이 몸짓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요? 손을 이렇게 놓는 첫 번째 의미는 우리의 모든 죄를 우리 주님께 전가(轉嫁)함으로써, 주께서 그분의 피 속에서 우리의 모든 죄를 속죄(贖罪)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전례의식은 이미 구약성서의 모세 전례에서 천주께서 세우신 것입니다.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허물과 모든 범죄와 그들의 모든 죄를 고백하여 씌울지니라. 그(수염소)의 머리 위에 씌운 다음, 거기있는 사람을 시켜 광야로 놓아보낼지니라."(Lev16:21). 이 성작 위에 손을 올리는 전례의식의 두 번째 의미는 천주님의 사랑을 위해 우리 자신을 죽이고, 천주님을 불쾌하게 하는 모든 것(죄)을 우리 자신 안에서 파괴하고, 온전히 천주님을 위해 헌신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사제가 우리의 죄를 희생제물이신 그리스도께 전가함과 동시에, 사제는 우리 주님께서 행하신 속죄의 열매를 천주님께 허락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이 열매들이란 이 땅에서의 내적, 그리고 사회적 평화, 지옥으로부터의 보호됨과 천국으로의 입회입니다.

 

2. 두 번의 축성

이제 축성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사제는 왜 두 번 축성을 하는가요? 왜 사제는 빵을 주님의 몸으로 바꾸고, 포도주를 예수님의 피로 바꾸는가요? 축성 후에는 우리 주님께서 그분의 몸과 피와 영혼과 천주성과 함께 성체 안에 온전히 현존하고 계십니다. 그러면 오직 성체만 축성해서 예수님을 천주님께 바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아니예요,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사는 십자가의 희생제물을 재현하는 것인데, 예수님은 성부의 사랑을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것처럼, 미사 중에 예수님은 자기를 죽이는, 즉, 그분의 생명을 주시는 것입니다. 미사 중에는, 그러므로 이 희생제물로 바치는 것이 실현됨에 따라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두 번의 축성으로 표현됩니다. 먼저 빵을 예수님의 몸으로 바꾸고, 그리고나서 포도주를 그분의 피로 바꿈으로써, 사제는 예수님의 몸과 피를 분리합니다. 그분의 피를 누군가가 비우기 위해서는 그분을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두 번의 축성으로, 사제는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의 죽음을 신비롭게 나타내고 실현합니다.

12세기에, 베렝거(Berenger)라는 이단자가 축성 이후 빵과 포도주 형상 안에서의 그리스도의 실재 현존을 부정했습니다. 이 이단에 대한 반발에서, 성체와 성작의 거양(擧揚) 의식이 발달했습니다. 이 두 거양의 목적은 우리 주님을 기리고,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실재 현존에서 신앙 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거양 시, 그래서 신자들에게 성체와 성혈을 사랑으로 바라보고서 "내 주이시요, 내 천주이시로소이다"이라고 말하면서 마음속으로 신앙 행위를 하라고 권고하는 이유입니다. 종도 성 토마스가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하신 예수님에게서 그의 신앙이 나왔다고 고백한 것은 이런 말들과 함께였습니다.

3. 소 성체거양(小 聖體擧揚)

이제 미사의 세 번째 부분인 '전문'을 포함하는 '소 거양성체'를 생각해 봅시다. 사제는 성체를 쥐고 성작 위에서 (십자가) 성호를 세 번 하고, 그 다음에 성작 앞에서 성호를 두 번 더 하고, 마지막으로 성작과 성체를 함께 조금 들어 올립니다. 이 때 복사가 종을 한 번 울립니다. 이 몸짓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요? 이 몸짓들은 사제가 말하는 기도와 일치합니다. 사제는 우리 주님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로 인하여, 그와 함께, 그리고 그 안에서, 성신의 일치 안에서 너 전능하신 성부이신 천주님께 모든 영예와 영광이, 무궁세에 있어지어다.” "그로 인하여, 그와 함께"라고 말함으로써, 사제는 그때마다 성작 위에 십자가 성호의 표시를 하면서, "그"가 누구인지를 나타냅니다. "그"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실제로 빵과 포도주 형상 아래에 실재 현존하십니다.

그런 다음에 사제는 천주성부와 천주성신이라고 호명하면서 성작 위가 아니라 성작 앞에서 성체로 (십자가) 성호 표시를 두 번 합니다. 사제가 그렇게 하는 것은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더 이상 말하지 아니하고, 십자가의 희생제물과 미사를 바치는 천주님에 대해 언급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몸짓으로 성작과 성체를 함께 들어 올립니다.

그리고 나서 신자들은 "아멘"이라고 말합니다. 신자들에 의한 이 아멘은 중요한데, 그것은 전문(典文)이 시행되는 동안 속죄제물과 사제에 의해 드려지는 기도에 대해 신자들의 연합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4. 천주경

미사의 네 번째 부분을 '영성체'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천주경에서부터 미사 끝까지 이어집니다. 이 부분은 천주경의 낭송으로 시작합니다. 왜 우리는 전문 바로 직후, 미사의 이 시간에 이 기도를 말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미사의 전문에서 행해진 예수 속죄희생제물이 우리를 천주님과 화해시키고, 우리를 천주님의 자녀로 회복시키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사전문의 즉각적인 효과는 우리가 천주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전례에 대한 흥미로운 세부 사항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제는 천주성부라고 말하면서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보아야 합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좀 놀라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성체 안에 계신 분은 천주성부가 아니라 예수님이기 때문입니다. 사제는 천주성부를 말하면서 성체를 바라보는데, 왜냐하면 "나를 보는 자는 성부도 보느니라."(요왕 14:9)하시기 때문입니다.

 

5. 성체를 쪼갬

마지막으로, 성체를 쪼개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천주경 이후에, 사제는 성체를 쪼개고, 성작 안에 있는 성혈과 함께 이 성체의 작은 조각을 섞습니다. 왜 이런 의식을 치르는 것일까요? 사제는 성체를 쪼깸으로써, 최후의 만찬에서 종도들에게 이것(빵)을 나누어 주기 전에 성체(빵)를 쪼갠 우리 주 예수를 따라 합니다. 그러나 이것 외에도, 사제는 우리 주 예수의 부활을 의미합니다. 전문을 하는 도중에 예수님의 몸과 피를 따로 축성함으로써, 사제는 예수님의 죽음을 나타냅니다. 성작 안에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다시 결합함으로써, 사제는 다시 생명으로 돌아오는 것, 즉 예수님의 부활을 나타냅니다.

미사 중에 우리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고 나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사는 단순히 과거 사건, 즉 갈바리에서 예수님이 돌아가신 것을 기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사 중에, 행동하시는 분, 살아계신 예수님, 천국에서 신비롭게 부활하시고, 제대 위에서,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희생제물을 행하시는 분입니다. 또한 미사 중 예수님의 부활을 알리는 것도 중요한데, 왜냐하면 십자가와 미사의 희생제물을 통해 우리의 죄에 대한 속죄가 천주님에 의해 받아들여졌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친애하는 신자 여러분, 거룩한 미사를 마치듯이 천주님께 감사드리며 이 강론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네, 자신의 희생제물을 무한히 새롭게 하기 위해 거룩한 미사를 제정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드립니다. 거룩한 미사를 통하여 그분의 합당한 희생제물을 천주께 제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천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로마미사 전례를 통해 우리에게 참으로 놀라운 신비를 인간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비범한 수단을 주신 천주성신께 감사드립니다.  

에티엥 드모르네 신부(fr. E. Demorn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