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미사전례상의 몇 가지 의미에 관하여(1) (2024-01-14)

서론

지난 방문에서 저는 우리가 거룩한 미사에서 사용하는 전례 물품들의 상징적 의미에 대해 말했습니다. 제대, 치명자들의 성해(聖骸), 등불, 꽃과 향에 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제가 신자분들이 가장 자주 묻는 미사의 일부 전례의식의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두 번의 고죄경

미사의 첫 부분은 시작에서 신경(信經)까지입니다. 기도와 서간경을 통해, 사제와 신자들이 미사의 제물을 드릴 준비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 번의 고죄경 및 미사경본이 제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는 그 두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대(祭臺)는 보통 한 계단, 또는 세 계단으로 오르게 되어 있어서 갈바리 언덕을 떠올리게 되어있습니다. 제대로 올라가기 전에, 사제는 몸을 숙이고 고죄경을 기도함으로써 자신의 죄가 정화되도록 기도합니다. 성영(시편) 31절에서, 의인이 말하기를, "내가 주께 나의 불의를 고백하오니: 당신은 내 죄 허물을 사하여 주셨나이다."(31;5절) 사제가 고죄경을 말할 때 하는 일은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기 전에, 사제 스스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사제는 자신의 죄를 성모님에게 고백하는데, 이는 성모님이 사제들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았기 때문이며, 또한 대천신 성 미카엘에게도 기도하니, 그 대천신은 우리가 죽은 후에 우리를 심판으로 인도할 분이기 때문이며, 세례자 성 요한에게도 기도하니, 그분은 사람들의 죄에 대해 보속하고, 용서하고, 천주님과 화해하도록 도왔기 때문이며,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에게도 기도하니, 이 두 분들은 예수께서 죄를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신 성교회의 왕자들이기 때문이며, 모든 성인들에게도 기도하니, 그분들은 우리를 위해 효율적으로 중재(仲裁)할 수 있기 때문이며, 참석한 모든 신자들에게도 기도하니, 성 야고보는 "너희는 서로 너희의 죄를 고백할 것이며, 구원되기 위하여 서로 기구(祈求)할지니라. 대저 의인의 항구한 기구는 효험이 많음일 새니라."(야고보 5;16)하십니다. 그리고 나서 신자들은 같은 이유로 고죄경을 합니다.

여기서 질문이 있습니다: 왜 사제와 신자는 한 번에 함께 하지 아니하고 분리해서 따로 말하는가요? 이는 사제와 신자의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제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봉헌된 성직자이며, 사제 홀로 천주님께 제물을 바칩니다. 신자들은 오직 사제를 통해서만 천주님께 제물을 바칩니다. 그러니, 사제가 먼저 자신의 죄를 정화하고, 그 다음에 사제에 합류하는 신자가 자신의 죄를 정화하는 것이 논리적입니다.

 

미사 중 미사경본의 이동

미사 동안에 있게 되는 미사경본의 이동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서간경을 읽을 때는 사제는 제대의 오른쪽에 있고, 복음경을 읽을 때는 사제가 왼쪽에 있습니다. 왜 이러한 방향의 변화가 있을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가 동쪽, 즉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스가랴가 자신의 칸티클(찬미가)에서 말한 것처럼, 떠오르는 태양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인자하신 태양이 높은 데서 돋아 우리를 찾아 보시고, 어둡고 및 죽는 그늘 속에 앉은 자들을 비추시며, 또 평탄한 길로 우리 발을 인도하시는도다."(루까 1;78-79). 그래서, 잘 지어진 교회에서는, 사제가 동쪽을 향해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사제가 서간경을 읽을 때, 그는 남쪽에 있으면서 동쪽을 향합니다. 사제가 복음경을 읽을 때, 그는 북쪽을 향합니다. 이 모든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북쪽은 사탄과 모든 죄인들을  상징합니다. 실제로, 선지자 이사야에 따르면, 루시퍼가 천주님께 반역했다고 합니다. "나는 하늘로 올라가리라, 천주의 별들 저 위에서 나의 어좌를 드높이며, 북극의 측면에 있는 언약의 산에 앉으리라. 나는 저 높은 구름 위로 올라가, 지존하신 이와 같아지리라."(Is 14; 13-14). 복음경을 북쪽을 향해서 읽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사탄에게 대항하여 쓰여지고, 예수님의 말씀이 모든 죄인들을 불러내어 천주님으로 회두하게 한다고 합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지러 오지 아니하고, 오직 죄인들을 불러 회개하게 하려고 왔노라."(Lk 5;32).

북쪽이 사탄과 모든 죄인들의 왕국을 상징한다면, 남쪽은 그리스도와 모든 (가톨릭) 신자들의 왕국을 상징합니다. 사제는 남쪽 편에서 서간경을 읽는데, 왜냐하면 서간경은 주로 신자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고, 사제가 말하는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고 있는 서간경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신자들에게 더 잘 알리기 때문입니다

혹시 여러분들은 복음경이 전해진 뒤에는 왜 미사경본을 다시 남쪽으로 가져오지 않는지 궁금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대의 남쪽을 비워 놓아야 포도주와 물을 들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사경본은 사제의 왼쪽에 남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영성체 후 세정식이 끝나면, 곧 다시 남쪽이 비워지는 대로 미사경본을 이쪽으로 가져옵니다. 미사경본이 교회와 신자들의 기도서인 만큼, 이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남쪽입니다.

포도주에 섞인 물 한 방울

미사의 두 번째 부분은 신경(信經)에서 감사서문경에 이르는 제헌경입니다. 사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될 빵과 포도주를 준비하고, 또한 제물을 바치는 속죄의 의도를 표현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포도주에 섞은 물 한 방울과 빵과 포도주를 분향하게 하는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성작(聖爵) 속에 사제가 포도주와 물 한 방울을 붓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되는 포도주는 (성체) 성사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왜 한 방울의 물을 더해지는가요? 첫 번째로, 역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전통(聖傳)은 우리에게 전하는 바, 유대인의 관습에 따라,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그분이 축성한 포도주에 약간의 물을 섞었다고 합니다. 이 역사적인 이유 외에도, 교부들은 포도주에 물 한 방울을 더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를 알렸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주 예수와의 신자들의 연합을 나타내기 위한 것입니다. 성 치프리아노가 (세실리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성작에 부은 물은 그리스도인(가톨릭인)들을 나타내고, 포도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나타냅니다. 포도주가 성작 속의 물과 섞이면,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시되는 구원받은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성작 속에서, 물과 포도주는 그들의 분리가 불가능한 방식으로 섞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그들이 믿음 안에서 인내하는 한,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어떤 것도 성교회, 즉  신자들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사제가 포도주에 물 한 방울을 첨가하는 두 번째 이유는 우리 주 예수의 뚫린 심장에서 흘러나온 물과 피를 나타내기 위함입니다(Cf Jn 19:34).

이 물 한 방울을 성작에 붓기 전에, 사제는 연미사를 제외하고 물을 강복합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물 한 방울은 그리스도인을 나타내고, 사제는 그들을 우리 주님께 연합시키기 전에 그들을 강복합니다. 그러나 연미사에서, 물 한 방울은 주로 연옥에 있는 그들을 위해 미사를 드리는 영혼을 상징합니다. 연옥에 있는 그들이 더 이상 사제의 축복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사제는 그들을 강복하지 않습니다.

제헌경에서 빵과 포도주 분향

창미사에서, 제헌경 동안, 사제는 우리 주님의 몸과 피가 될 빵과 포도주를 분향하게 합니다. 사제는 이 분향을 눈길을 끌도록 행합니다. 향(연기)이 나오는 향로로, 사제는 먼저 성작에 분향하고 십자가 모양으로 성체에 세 번 분향합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십자가 모양의 분향은 예수님께서 빵과 포도주의 모습으로 새롭게 하시는 십자가의 희생제물을 의미하고, 향로의 향기가 솟아 오르는 것은 이 희생제물이 천주님께 가장 기쁘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분향은 이 희생제물의 완벽함을 나타내기 위해 세 번이나 이루어집니다.

그리고나서, 빵과 포도주 위에, 사제는 원 모양으로 세 번 더 분향을 하는데, 두 개의 원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개의 원은 시계 방향으로 분향을 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요? 원은 시작도 끝도 없기 때문에 영원의 상징합니다. 천주님만이 영원하신 것처럼, 원은 천주님을 상징합니다. 세 개의 원은 희생제물을 바치는 세 위격의 천주님을 나타냅니다. 두 개의 시계 반대 방향의 원은 천주께 희생제물을 올리는 것을 나타내며, 시계 방향의 원은 희생제물에 대한 응답으로 우리에게 주시는 천주님의 자비의 하강을 나타냅니다.

결론:

친애하는 신자 여러분, 이러한 설명들이 전통적인 로마 미사전례를 조금 더 많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미사를 좀 더 쉽게 기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통적인 가톨릭 전례는 그 의미가 매우 풍부하고, 신자들의 신앙과 경건함을 효율적으로 부요(富饒)하기에 적절합니다. 하지만, 새 미사의식은 절망적일 정도로 그 의미가 무뎌지고, 미사 중에 가장 거룩한 희생제물를 경멸하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신앙과 경건함에 대해 미지근하게 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뿐입니다.

에티엥 드모르네 신부(fr. E. Demorn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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