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의식에서 사용되는 물품들의 의미에 관하여(꽃, 초, 향)- 예수할손례(2024-01-01)

서론

지난 번에 제대(祭臺) 및 제대의 전례상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제대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천주님께 희생제물을 드리는 것이 제대 위에서 하듯이, 천주성자께서 천주성부께 자기자신을 희생제물로 바치는 곳이 예수 그리스도의 인체와 영혼 안에 있습니다. 제대는 사람이 천주님과 만나는 성스러운 장소이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천주님과 사람을 하나로 묶는 유일무이한 중재자이십니다. 사람이 천주님께 자기의 희생제물을 바치는 곳이 제대이므로, 우리가 천주님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통해서 입니다. 제대가 돌로 만들어져야 하고, 제대의 천은 세개로 덮여 있어야 하며, 장식되어 있어야 하며, 미사 중에 사제가 친구(親口)하고, 향을 피우고, 만져야 한다는 것은 제대가 예수 그리스도를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창조물의 중심이 되십니다. 세상과 교회의 모든 것이  그분에게 모입니다. 전례의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거나 그분께로 인도합니다. 오늘은 꽃과 등불, 향의 상징적 의미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실체를 계속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1. 꽃

먼저, 꽃에 대해 몇 마디 합니다. 참회(보속)하거나 애도할 때를 제외하고, 우리는 제대 위에 꽃을 놓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단순히 제대을 장식하기 위해서입니다. 제대는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냅니다. 제대를 아름답게 꾸미는 것은 무엇이든 예수님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나타내기 위한 목적입니다. 꽃은 이 역할을 훌륭하게 잘 수행합니다. 우리 주 예수께서 백합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십시오. "백합화을 생각하라... 너 너희에게 이르노니, 솔로몬이 그 모든 영화 중에도 이 백합화 중 하나만치 입지 못하니라."(Lk 12:27).

제대 위에 꽃을 놓는 두 번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천국을 상징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천주께서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실 때, 그분은 꽃들을 "낙원"이라고 불리는 행복의 정원에 두셨습니다. 비유하자면, 우리는 영원한 행복의 장소인 천국을 "낙원" 또는 "하늘의 정원"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정원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정원의 꽃들입니다. 그러므로 제대에 있는 꽃들은 천국, 즉, 예수님이 계신 곳, 예수님이 우리를 인도하시는 곳인 천국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가톨릭 신자들이 묘지에 꽃을 놓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천국에서의 영원한 삶에 대한 희망을 표현합니다.

2. 등불

이제 제대의 등불, 즉, 촛불과 성체등을 생각해 봅시다. 성체등(聖體燈)은 감실 안에 성체의 현존을 나타내는 작은 불빛입니다.

미사에 촛불이 있다는 것은 지하묘소의 (미사) 시절을 회상하는 것입니다. 그리스교인(가톨릭인)들이 로마의 지하묘지에 숨어야만 했을 때, 그들은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횃불과 촛불을 켜곤 했습니다.

그러나 물론, 촛불은 단순히 과거를 상기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촛불은 상징적인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제대처럼, 촛불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왕 9:5)라고 말씀하셨고, "나 세상에 불을 놓으러 왔으니, 불붙는 것 외에 나 원할 것이 무엇이뇨?"(루까 12:49)고 말씀하셨습니다. 빛과 따뜻함을 보내는 불꽃은 예수님의 신성을 나타냅니다. 구약성경에서, 천주님은 여러 번 불의 형태로, 예를 들어, 불타는 덤불 속의 모세나, 출애굽기에서 히브리인들을 인도하는 불기둥 속에서 히브리인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불은 물질적이지 않고, 밝으며 따뜻하므로, 천주님은 우리의 마음을 진리로 밝히시고, 우리의 마음을 자비으로 따뜻하게 하십니다. 촛불의 불은 예수님의 신성을 상징하며, 촛불의 하얀 밀랍은 우리 주님의 순수하고 섬세한 인간성을 상징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중세시대에 동정녀께 신비로운 벌(Mystical Bee)이라는 사랑스러운 칭호가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벌이 꽃 사이에서 살며 꿀을 먹고 사는 것처럼 복되신 동정녀는 '꽃'을 뜻하는 나사렛에 살았며, 천주님의 말씀을 영적으로 먹고 사는 것처럼, 벌이 밀랍을 생산하는 것처럼 동정녀는 우리 주 예수님의 가장 순수한 몸을 잉태하셨고, 벌이 꿀을 생산하는 것처럼, 성모님은 온순하고 자비로운 예수님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이제 성체등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전통적으로, 이 성체등은 올리브 기름으로 연료를 공급받습니다. 이 기름은 또한 우리 주 예수님을 나타냅니다. 성 베르나르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름은 빛을 비추고, 영양을 주고, 강하게합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우리 마음에 빛이 되지 않았나요? 성체에서 우리 영혼에 음식이, 은총으로 우리 마음에 약이 되시지 않습니까?" 다른 한편으로, 깨우치고, 영양을 주고, 강해지는 기름이 으스러지고 눌린 올리브에서 만들어지듯이, 우리 주 예수님은 그분의 수난으로 으스러짐으로써 우리의 빛이 되시고, 우리의 영양이 되시고, 힘이 되셨습니다.

이제 등불의 수를 생각해 봅시다. 그것들은 최대로 일곱 개입니다: 여섯 개의 촛불과 한 개의 성체등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가 본 묵시록에서 성 요한은 일곱 개의 황금 촛대를 보았고, "일곱 개의 촛대는 일곱 개의 교회이다" (묵시록 1:20)라는 설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대 위의 일곱 개의 불빛을 통해, 성교회는 우리 주 예수님을 믿는 모든 백성을 상징합니다.

마지막으로, 평미사 동안에 켜지는 두 개의 촛불의 의미를 생각해봅시다. 교황 인노첸시오 3세는 이 두 개의 촛불이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촛불들 사이에는 십자가가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그를 믿는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을 통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과 그의 구원의 사업이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3. 향

마지막으로, 향의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하늘로 올라가는 향의 향기로운 연기는 사람이 천주님께 기도하는 것, 경배기도, 감사, 용서와 청원을 상징합니다. 모든 기도는 궁극적으로 모든 재화의 근원이 천주님께 향하기 때문에, 오직 천주님께만 향을 바칩니다. 미사 때 우리는 천주이신 우리 주 예수님께 향을 바칩니다. 제대는 우리 주 예수님을 나타내기 때문에 분향을 받습니다.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기 때문에 분향을 받습니다. 사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관리자이기 때문에 분향을 받습니다. 복사들과 신자들은 성세와 성체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일원이기 때문에 분향을 받습니다.

교부들에 따르면, 향로는 그 자체로 우리 주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구멍이 뚫린 향로는 예수님의 수난 동안 못에 찔리고 매질로 찢어진 예수님을 나타내며, 향로의 불은 우리가 이미 설명했듯이 예수님의 신성을 나타냅니다. 향에서 나오는 연기는 예수님의 기도, 특히 예수님의 수난 동안 예수님이 성부께 기도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향 연기가 작은 구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은 구름이 예언자 엘리야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떠올립니다. 그 당시에, 이스라엘 땅은 백성들의 죄에 대한 벌로서 긴 가뭄으로 인하여 황폐해졌습니다. 엘리야는 우상 바알의 사제들을 가르멜 산으로 불러들여 백성들 앞에서 그들의 종교가 거짓임과 그 사악함을 증명했습니다. 이 사제들은 모두 우상숭배와 거짓에 대한 벌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 일을 마친 후, 엘리야는 천주님께 비를 보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바다에서 손바닥만한 크기의 작은 구름이 피어올랐습니다. 순식간에, 이 작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을 때까지 부풀어 올랐고, 풍성한 비가 온 나라에 비를 뿌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향의 작은 구름, 즉 그리스도의 기도가 제대에서 천주께로 오르고, 그 보답으로 천주님께서 온 세상에 엄청난 은총을 쏟아내십니다.

결론

친애하는 신자 여러분, 결론적으로 이 전통적인 미사전례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서가 아니라, 우리의 가톨릭 신앙을 놀랍도록 잘 표현하고, 우리의 신앙을 효율적으로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우리가 미사의 전통적인 전례를 보존하고 옹호하고 있다는 것을 저는 간단히 상기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현 교회의)  새미사 전례가 하지 못하는 모든 것들을 전통미사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에티엥 드모르네 신부(fr. E. Demorn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