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祭臺)에 관한 전례상의 의미에 관하여- 예수성탄 8부 내 주일(2023-12-31)

서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의 영생를 위한 공로를 바치신 것은 십자가에서의 성스러운 희생에 의해서입니다. 십자가의 희생은 미사에서 재현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톨릭 신앙과 영적인 생활의 핵심은 거룩한 미사입니다. 우리의 신앙과 영적인 삶에 자양분을 주기 위해서는, 미사의 전례, 즉, 거룩한 미사가 거행되는 기도와 전례의식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오늘은 제대 그 의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제대에 관한 개요(槪要)

제대(祭臺)는 사제가 천주님께 미사를 봉헌하는 곳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첫 미사를 행하신 나무로 된 탁자와, 그리고 그분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무 십자가를 기념하기 위해서 원래의 제대는 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6세기 이후부터, 성교회는 제대가 돌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실제적인 이유로, 제대 전체를 돌로 만들 수 없을 때, 최소한 작고 평평한 돌은 미사 동안 사제가 성작과 성체를 놓는 장소인 제대 안에 삽입되어야 합니다. 이 돌을 « 제대석 »라고 부릅니다.

성교회는 대개 제대를 무덤 모양으로 만듭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성묘(聖廟, 예수님의 무덤)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기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1세기의 박해 기간 동안, 가톨릭 신자들은 로마의 지하묘지나 묘지에 숨어야 했고, 그리고 그들이 순교자들의 무덤 위에서 거룩한 미사를 거행해야 했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입니다.

순교자들의 유해(遺骸)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것 또한 지하묘지에서 미사를 집전(執典)하던 시절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충실한 신자들의 완전한 사랑의 연합을 상징합니다. « 친구를 위해 자기 생명을 버린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왕 25:13). 우리 주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그분의 생명을 주셨고, 그리고 이 희생은 미사에서 새롭게 재현됩니다. 순교자들은 예수님 사랑으로 그들의 목숨을 바쳤고, 그리고 이것은 그들이 예수님을 위해 죽을 힘을 발견한 미사를 통해 예수님과 하나가 됨으로써입니다. 그러므로 순교자들의 유해를 제대에 넣는 것은 적합하고 의미가 있습니다.

감실은 성체가 보존되는 곳입니다. 감실의 모양은 수세기에 걸쳐 변했습니다. 오늘날, 감실은 탑의 모양으로 가장 일반적이며, 이 탑 모양이 성체와 잘 어울립니다. 정말로 탑은 힘의 상징이고, 감실 안에는 강자의 빵, 즉 성체가 보관됩니다.

감실 위에는 십자가가 놓여 있습니다. 이는, 물론, 거룩한 미사가 십자가 희생의 재현임을 상기시키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자기자신를 바치신 것처럼 제대 위에서 그분 자신을 바칩니다. 다만 그분이 하시는 방식만 다를 뿐입니다. 십자가 위에서의 희생제사는 갈바리(Calvary)에 참석한 사람들이 볼 수 있었고, 피 흘림이었지만, 미사에서 희생제사는 성체의 형태로 숨겨져 있고, 피 흘림은 없습니다.

2) 제대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제대는 사제가 미사의 희생제사를 봉헌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우리 주 예수 자신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미사의 전례의식 중 일부를 설명합니다.

그러나 먼저, 질문에 대답합시다: 왜 성교회는 제대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만듭니까?  제대는 사제가 희생제사를 드리는 곳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몸과 영혼은 천주성자께서 그분의 성부께 자기자신을 바치는 곳과 같습니다. 실제로 천주성자께서 천주 성부께 자기를 바칠 수 있는 곳은 천주로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입니다. 제대는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을 나타냅니다. 이것이 우리 주님의 몸을 표시했던 오상(五傷, 다섯 상처)을 나타내는 다섯 개의 십자가가 제대에 새겨져 있는 이유입니다.

성교회가 제대를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만든 데는 두 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제대는 사제가 인류를 대표하여 천주께 희생제사를 드리는 곳이며, 따라서 제대는 천주님과 인류의 만나는 접점과 같습니다. 그러나 천주이자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천주과 인간 사이의 유일무이하고 보편적인 중재자로서 접점입니다. 그러므로 제대는 중재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냅니다.

마지막으로, 제대는 세 번째 이유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냅니다. 우리의 어떤 희생도, 어떤 기도도, 그것들이 예수 그리스도 함께 그리고 그분 안에서, 혹은 그 안에서, 드리지 않는 한, 천주님을 기쁘게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교회가 모든 기도를 « Per Dominum nostrum Jesum Christum 오주 예수 그리스도를 인하여» 이라는 말로 끝내는 이유입니다. 우리 주 예수님은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의 경배와 감사와 우리의 죄에 대한 참회와 탄원을 드리는 제대과 같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성교회가 제대는 돌로 만들어야 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죠? 왜냐하면, 제대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고,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성교회가 세워지는 초석(礎石)이기 때문입니다. 성 바오로는 에페소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2:19~22). « 너희는 모든 종도들과 선지자들의 토대 위에 세워진 바 되었으며, 그 모퉁이의 돌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시니라. 저(그리스도) 안에 온갖 건물은 다 이루어졌고, 점점 커져 주님 안에 거룩한 성전이 되느니라. 저 안에 너희도 또한 함께 건설되어 성신 안에 천주의 거처가 되느니라.

제대는 세 개의 천으로 덮여 있습니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으니, 즉, 사제가 실수로 귀중한 성혈을 흘리게 되면, 이 천들에 흡수되어서 땅에 흐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대 위 천들은 제대 양쪽의 땅에 닿을 정도로 길 필요는 없습니다. 이 천들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대는 그리스도를 나타내며, 제대는 성묘(예수 무덤)를 회상하는 무덤의 형태를 하고, 그 천들은 성시(聖屍)와 그리스도의 몸(성시)을 감싼 아마포 - 수의(壽衣 )- 를 나타냅니다.

제대을 장식하는 모든 장식품은 우리 주님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상기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탄절, 부활절, 성신강림절과 같은 1급 축일에, 우리 주님의 가장 영광스러운 칭호가 붙는 축일을 축하할 때, 우리는 더 많은 장식품으로 제대을 꾸밉니다.

3) 제대을 향한  사제의 몸짓제대가 우리 주 예수님을 상징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여러분은 거룩한 미사 동안 행하는 사제의 몇 가지 동작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부활 후 거룩한 여인들이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듯, 사제는 제대에 경의를 표하며 친구(親口)합니다.

신자들에게 몸을 돌리기 전에, 사제는 우리 주님과 연합하기 위해 제대에 입을 맞추고 나서, « 도미누스 보비스쿰 »를 부르거나, 마지막 축복을 내리거나 함으로써 신지들에게 주님을 드립니다.

사제가 향(香)을 축복할 때, 오른손으로 축복할 때, 왼손을 제대 위에 올려놓습니다. 이는 사제가 주신 축복이 우리 주 예수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의 매장을 알리며 예수님 성시(聖屍) 위에 향을 뿌리듯이(Jn 12:7), 사제는 축성 전에 향 연기를 제대 주위에 뿌립니다.

사제는 제대에서 향의 향기가 하늘을 향해 올라가게 하면서 제대를 분향합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주성부께 기도하시는 것, 특히 십자가 위에서 행하시는 기분의 기도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결론

친애하는 신자 여러분, 가톨릭 전례는 신앙과 영적인 생활의 학교입니다. 미사전례를 더욱 더 잘 이해하고, 그래서 더 심오하게 미사를 기도하도록 노력합시다.

에티엥 드모르네 신부(fr. E. Demorn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