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용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어제 우리는 현성용(顯聖容) 축일을 가졌는데, 이 축일은 우리의 영적 이익을 위한 가르침에 밀접하게 닿아 있습니다. 현성용은 성 베드로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에 대한 신앙의 유명한 고백, "당신은 살아 계신 천주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테오 16:16)라고 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일어났습니다. 우리 주님은 베드로에게 상을 주셨으니, 그에게 그분의 교회, 즉 가톨릭 교회를 건설할 "반석(盤石)"를 주시고, 수위권(首位權)을 주시어, 그럼으로써 이 교회가 로마 가톨릭교회가 되었으니, 성 베드로가 이교도 황제들의 이교도적 영향에 대항하기 위해 그의 보좌(寶座)를 로마에 세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 또 네게 천국의 열쇠를 주리니, 네가 세상에서 무엇이든지 맨 것은 하늘에서도 맬 것이요, 네가 세상에서 무엇이든지 푼 것은 하늘에서도 풀리라.”(마테오 16:19) 이것들은 우리 주님께서 베드로와 그의 후계자들에게 주신 특별한 권능들입니다. 이는 성 베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음은 물론이지만, 반면에 성 베드로에게는 큰 책임이기도 합니다. - 거룩한 교황들이 많었지만, 그러나 모든 교황들이 그들의 임무에 충실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예수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서 두민(頭民-장로)들과 학자들과 제관장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아 죽고 제 삼일에 부활할 줄을 비로소 제자들에게 가르쳐보이시니라."(마테오16:21) 군중들은 우리 주님을 선지자로 여기고 있었고, 종도(사도)들은 그분를 천주의 아들로 바르게 여겼지만, 우리 주님은 그들에게 자기가 "천주님의 어린 양"(요왕 1:29)임을 상기시키고 있었습니다. 성 베드로가 그리스도의 신성을 고백(告白)한 후, 우리 주님은 종도들에게 자기가 참 인성(人性)을 가졌음을, 십자가 희생제물로 바치기 위해 그 인성을 취(取)하셨음을 상기(想起)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나 성 베드로는 주님의 그러한 수난에 대해 듣고서 매우 나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는 우리 주님을 반대하려고 했습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성 마테오는 "베드로 조용히 예수를 이끌고 나가 비로소 간(諫)하여 이르되, 주여, 마옵소서. 당신께 이런 일이 당하지 아니하리이다."(마테오 16:22)라고 기록하였습니다. 그는 감히 우리 주님을 저지(沮止)하였습니다! 자, 그러한 반란의 결과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우리 주님은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Vade retro Satanas! 바데 레트로 사타나스! 사탄아, 내게서 물러나라. 네가 천주의 뜻을 맛들이지 아니하고 오직 사람의 뜻을 맛들이니, 너 나를 조당(阻擋)하는도다.”(마테오16:23). 정말 강력한 말씀입니다! "사탄아, 물러나라!"는 참으로 강렬한 견책입니다. 사탄은 십자가의 적이며, 우리를 끌어내어 사탄과 함께 우리가 십자가의 적수가 되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자비롭기 때문에, 이렇게 강하게 꾸짖은 뒤에, 제자들에게 용기를 주시면서 다시 가르치십니다: 누 만일 나를 따르고자 하거든 자기를 끊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지니, 대개 제 생명을 구하고자하는 자는 그 생명을 잃어버릴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생명을 버리는 자는 그 생명을 얻으리라. 사람이 만일 보천하(普天下)를 다 얻을지라도 제 영혼에 해(害)를 받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또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영혼을 다시 물러내겠느냐? 대개 인자(人子) 자기 성부의 영광과 천신(天神) 중에 옹위(擁衛)하여 와서, 이에 각 사람에게 그 행실(行實)대로 갚으리라."(마테오 16:24-27).

그러므로 우리 주님은 이 세속 사물의 덧없음과 궁극적으로 세상 끝에 주께서 모든 이들을 심판하러 오실 때에 있을 최후의 심판을 고려하게 함으로써 종도(사도)들을 격려하십니다. 아담이 타락한 후, 그 누구도 이 모든 고통을 피할 수 없으며, 결국 모든 사람이 죽을 것이며, 이 세상의 재물를 추구(追求)하는 것은 헛되고, 덧없는 것이요, 언젠가는 반드시 실패하게 마련임을 분명히 밝히십니다. 그러나 죽은 후에도, 영혼은 계속 존재하며, 공정하신 재판관이 사람의 업적에 따라 모든 이에게 돌려줄 때, 인간은 자기의 생애에 뿌린 것의 그 열매를 거둘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예수님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걷게 된 아주 강력한 동기들이지만, 여전히 미래에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께서는 베드로를 포함한 몇몇 종도들에게 이러한 보상을 보여주려고 하십니다. 참으로 주님은 계속하여 말씀하시기를, "나 진실히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섰는 자 중에 몇은 죽지 아니하여서 인자 자기나라에 임함을 보리라."(마테오 16:28) 그리고 오늘의 복음이 계속됩니다. "육일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아우 요왕을 이끄시고 외딸고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사."(마테오17:1)

그래서 성 레오 대 교황은 우리 주님께서 종도들에게, 특히 베드로가 나중에 신앙을 잃지 않고 수난에 맞설 수 있도록 그분의 영광을 보여주셨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현성용(顯聖容)은 신의 현현(顯現), 즉 천주님의 발현이다. 이것은 성삼위를 나타내게 합니다. 성부께서는 구름으로 나타난 성신(聖神) 안에서 그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유대인들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나를 보내신 성부 친히 나를 증거하셨으되, 너희는 그 소리를 종래 듣지도 아니하고, 그 용모를 보지도 아니하며......."(요왕 5:37) 그리고 성 바오로는 코린토인들에게 "모세에게 속한 모든 이(히브리인)들은 구름과 바다에서 세(洗)를 받았고..."(코린토 전10:2)라고 말씀하니, "물과 성신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요왕 3:5)을 나타내는 영세(성세)의 상징이므로 (바다는 물이요, 따라서) 구름이 성신을 나타내는 것은 분명합니다. 성 레오 대 교황은 성부께서 우리 주님을 나의 아들이라 부르시니, 이는 입양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질적인 아들이요, 그리고 조성되지 아니하고 낳음을 받으셨으며, 성부와 완벽하게 동등하다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주장합니다.

종도들은 그 놀라운 모습을 결코 잊지 않습니다. 성 베드로가 그의 서한에서 언급하기를, "우리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과 현존(現存)을 너희에게 보고할 때, 우리는 교활하게 꾸민 우화(寓話)를 좇아 하지 아니하고, 오직 저의 영광을 목격하였음을 인하여 하니라. 대저 저는 지존하신 광영(光榮)으로부터 ‘이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요, 나의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를 들으라.’ 하시는 소리를 들으실 때에, 천주이신 성부께로부터 존엄함과 영광을 받으셨느니라. 우리는 저와 더불어 성산(聖山)에 있을 때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이 소리를 들었노라."(베드로 후 1장 16-18절) 그리고 성 요한은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이에 말씀이 강생하여 사람이 되사, 우리 사이에 거처하신지라. 우리가 그 영광을 보매, 곧 성부의 독생성자의 당연한 영광이요, 또 성총과 진리가 충만하시더라."(요왕 1:14)

현성용(顯聖容)의 두 번째 교훈은 구약성서와 신약성서가 오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증언하면서 어떻게 일치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성 루까에 따르면, 모세와 엘리아가 "예루살렘에서 성취해야 할 그분의 죽음을 이야기"(루까 9:31)한다라고 합니다. 영어 번역에서 "디씨-스(decease, 사망)"라는 단어는 본래의 그리스어로 ‘이탈(탈출)’을 의미하는 "exodos"라는 단어에 해당하며, 이는 곧  이집트로부터의 출애굽(Exodus)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 주께서 예루살렘에서 어떻게 이 세상으로부터 떠나실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이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아버지께 가는 통행과정(通行過程)"인 십자가에서의 그분 희생(犧牲)에 관해 말하고 있었습니다.(요왕 13:1).

종도들이 두려워했으니, 이는 천주님의 장엄(莊嚴)함을 마주할 때에 느끼는 피조물인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능하신 천주님 앞에서는 너무나 작고, 너무나 약한 존재입니다.

성 베드로가 그곳에 영원히 정착하기를 원한 것은, 천주님이 (부족함이 없는) 충분하신 분이며, 그분를 뵙는 것이 우리의 영원한 생명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도들은 그리스도의 신성 그 자체를 (추상적으로) 본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신성의 현현(顯現)을 (실제적으로 분명히) 본 것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신성의 실제적인 모습은 영원한 생명이 될 것이며, 이 세상에 속한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성용(顯聖容)은 우선 우리의 신앙,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신앙, 그러므로 천주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말씀하시고 행하신 모든 것에 대한 믿음의 증대가 되어야 합니다. 그 신앙의 증가는 이 세상의 어려움과 십자가를 극복하기 위해서 특별히 강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주께서 이 종도들에게 그분의 영광을 보여주신 목적이었습니다.

그것은 또한 천주님을 뵙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 성신과 함께 성부 품에 안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뵙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를 증가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궁극의 기쁨이요, 영원한 축복입니다! 천주님을 향한 그 욕망과 갈망은 천국에 갈 수 있는 천주님의 도움에 대한 신뢰와 함께 소망의 한 단면입니다.

현성용(顯聖容)은 또한 우리의 사랑, 그분의 종도들을 참으로 잘 보살피시고 그분의 영광에 대한 모습을 우리에게 영원히 약속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의 사랑을 증가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현성용(顯聖容)은 또한 기도의 모델로서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 주님께서 "그분의 종도들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신"것처럼 우리의 영혼을 세속적인 것 그 위로 들어 올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사람은 항상 침묵 속에서,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서 있을 때 더 잘 기도합니다. 그러면 기도는 본질적으로 우리 주님께 대한 묵상, 특히 모세와 엘리아가 이야기한 것처럼 십자가에 못 박힌 우리 주님께 대한 묵상입니다. 또한 기도는 경배를 포함하니, 종도들이 땅에 엎드린 채 행한 경배를 포함합니다. 기도는 또한 우리를 강화시켜 우리가 십자가를 짊어질 준비를 하도록 합니다.

타보르 산(Mount Tabor)은 갈바리 산(Mount Calvary)을 준비합니다. 성모님은 타보르 산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성모님의 신앙은 완벽했고, 종도들이 필요로 하는 추가적인 도움은 필요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모님은 갈바리 산에서 말없이 기도하며, 구원자이신 아들 예수의 숭고한 기도와 완전히 일치되어 우리 모두를 위해 자비를 빌고 있었습니다. 복되신 주님이시여, 우리를 도우사, 우리가 기도 가운데 주님의 신성과 거룩하신 인간성을 묵상케하며, 우리의 신앙과 소망과 사랑을 강화하도록, 그리하여 하늘에 계신 성모님과 모든 성인(聖人)들과 함께 있게끔 우리를 인도하소서. 아멘.

Father François Lais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