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 제정

치비타스 제154호 Editorial

Ave Maria Immaculata

사랑하올 형제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기쁨을 축하드립니다.

성목요일, “예수 십이 종도와 한가지로 상을 받고 앉으사 저들에게 이르시되 나 수난하기 전에 이 바스가를 너희와 한가지로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루까 22:14~15). 우리 주 예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실 때, 주님은 우리와 하나가 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도 주님과 한가지로 되기를 간절히 원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우리를 향한 사랑

예수님은 성체성사 안에서 당신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기를 원하십니다.

“나 수난하기 전에 이 바스가를 너희와 한가지로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루까 22:15). 이 말씀을 하신 분은 누구입니까?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 즉 우리가 지옥에서 멸망하지 않도록 하늘에서 오셔서 속죄사업을 이루시고, 우리를 행복한 천당으로 채우시려고 하시는 천주이십니다. 주님은 무로부터 온 우주를 창조하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으로 완전히 자유롭게 창조하셨습니다. 우리가 천주처럼 행복하기를 원하셔서 우리를 천주의 형상과 모양대로 지으시고, 천주의 초자연적인 생명을 받을 수 있는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더구나 사람이 주님을 거역하고 죄를 지은 후에도, 우리를 죄의 빚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천주님은 사람이 되셔서 죄의 결과인 고통과 죽음을 모두 감당하실 수 있는 존재가 되셨습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이 말씀은 무엇을 하고자 하심일까요? 이것은 주님의 무한한 사랑을 증명하시려는 것입니다.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과 십자가의 희생을 이루신 것, 이 두 가지를 통해 당신의 넘치고 넘치는 사랑을 증거 하시려는 것입니다.  

성탄 때부터 성심에 불타오르던 사랑은 이제 더 높은 단계에 이르러, 당신을 온전히 내어주시고자 열렬한 힘이 되셨습니다. 즉, ‘나는 너희를 불타는 사랑으로 사랑한다, 나는 너희에게 나의 행복을 주고 싶다, 나의 생명을 주고 싶다, 나의 가장 소중한 모든 것을 너희에게 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란 것입니다.

이 말씀은 누구를 향한 말씀일까요? 종도들에게만 하신 말씀일까요? 아니요. 예수님의 성심은 성체를 모시려는 우리 모든 신자들을 생각하시며 우리를 무한한 사랑으로 받아들이시며 하신 말씀입니다. 이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시고 계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영성체 할 때마다 주님은 “나, 이 바스가를 너희와 한가지로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는 이 말씀을 우리에게 들려주십니다. 

즉, 우리를 향해 ‘이 세상의 창조주이자 전지전능한 천주인 나, 길이요 빛이요 생명인 나, 예수 그리스도가 한없는 사랑으로 사랑하는 나의 육체도, 피도, 영혼도, 천주성도 모두 다 주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온 우주를 창조하신 천주께서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셨을 뿐 아니라 우리를 위해 빵이 되셨으니 이 얼마나 큰 사랑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우리의 사랑

그렇다면 우리는 이 말씀을 듣고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우리는 성체 안에서 주님을 영하기를 간절히 원해야 합니다. “나 이 바스가를 너희와 한가지로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는 주님의 말씀의 의미를 알면 알수록, 우리 마음이 주님의 사랑에 사랑으로써 응답하고 싶고, 주님의 성체를 사랑으로 영하고 싶으며, 성체성사에 대한 소망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의 마음은 성체를 갈망하는 사랑으로 불타게 됩니다.

 

성체는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에 이 세상의 재물과 모든 즐거움보다도 더 귀한 보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심이 담긴 성체야말로 모든 선의 원천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이 무한한 사랑의 신비 안에서만 우리에게 가장 귀중한 성총을 우리에게 전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이신 천주의 성체를 영하기 위해선 많은 열렬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사랑이신 천주를 위해, 즉 천주를 알고 사랑하기 위해 창조되었습니다. 우리의 빛이요, 힘이요, 친구이신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기쁨, 안식, 평화, 행복이십니다.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것을 맛보기 위해서는 주님의 사랑에 반하는 모든 것을 마음에서 제거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 있는 해로운 모든 애착에서 벗어나 주님의 성총의 힘을 방해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체성사를 받을 때 주님의 자비를 잊고 냉담했던 것을 진심으로 회개합시다. 또한 주님에게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켜 주시고 성체를 사랑하는 마음을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주님의 사랑이 우리 영혼에 들어오시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제거할 수 있는 힘과 겸손 그리고 순종, 신뢰, 인내를 구합시다. 

“우리 그리스도의 백성과 같이 훌륭한 백성이 어디 있나이까? 신심 있는 영혼과 같이 사랑을 받는 조물이 이 세상에 어디 있나이까? 천주께서 이런 영혼에 임하사 당신 영화로운 육신으로 그를 기르시나이다. 오! 형언할 수 없는 은혜여, 오! 신기한 어짐이여, 오! 사람에게만 베푸신 무한한 사랑이여, 이 은혜를 위하여, 이렇게 탁월한 사랑을 위하여, 주께 무엇으로 갚으리이까? 내 마음을 천주께 완전히 드려 저와 치밀하게 결합시키는 것 보다 더 마음에  맞는 것을 드릴 수 없나이다. 내 영혼이 완전히 천주와 결합하게 되면,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용약하리이다. 그때에 천주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네가 나와 한가지로 있고저 하면 내가 너와 한가지로 있으리라.’ 내가 대답하기를 ‘내가 즐겨 당신과 한가지로 있고저 하오니 은혜로이 나와 한가지로 머물러 계시옵소서. 내 마음이 당신과 결합되는 이것이 나의 모든 원이로소이다.’ 하리라”(준주성범 4:13).

성모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오노다 토마스 신부

한국성비오10세회 주임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