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슨 주교의 공개서한에 대한 레네 신부의 반박

 친애하는 윌리엄슨 주교님. 

 

우리는 주교님에 의해 근본적인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성비오10세회의 현(現) 지도부는 르페브르 대주교님이 설정한 방향에서 이탈하고 있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상과 이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성비오10세회의 장상들은 교우들과 자신들을 심지어 현(現) 시대의 대배교(大背敎)로 인도하고 있다.” 이러한 비난은 이를 증명하는 사실을 요하는 중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후에 어떠한 사실을 얻을까요?

2012년 4월 15일 행하신 펠레 주교님의 선언에 대한 분석은 이러한 비난들이 뒤따라 나옵니다. 첫 구절부터 악의적인 왜곡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사실 펠레 주교님이 선언하신 첫 구절에서 “우리는 가톨릭교회와 최상의 목자, 그리스도의 대리자, 베드로의 후계자이며 주교단의 수장인 로마 교황에게 항상 충실할 것을 서약한다.”라고 쓰셨습니다.  

 

이러한 펠레 주교님의 선언은 르페브르 대주교님이 “나, 마르셀 르페브르는 가톨릭교회와 최상의 목자, 그리스도의 대리자, 주교단의 수장으로서 최상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복된 베드로 종도의 후계자이신 로마 교황에게 항상 충실할 것을 서약한다.”(1988년 5월 5일)라고 선언하신 내용을 정확하게 인용한 것입니다.  

이제 누가 이 서약 속에서 명백하게 가톨릭 신앙을 선언하는 것과 가톨릭교회에 대한 충실함을 보지 못한다 말입니까? 이 선언에서 악한 것을 찾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주교님은 펠레 주교님의 이 선언이 “오늘날 공의회 교회 그 자체와 공의회 교황들을 향해 손쉽게 잘못 이끌어 질 수 있다.” 라고 서술하면서 악한 것을 찾아내고 있습니다.윌리엄슨 주교님의 그러한 발언은 당신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교님은 문장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려는 의도에서 ‘그 자체로(as such)’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자체로(as such)’라는 단어를 펠레 주교님의 원래 문장에 적용해 보면 주교님의 발언을 논박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가톨릭교회를 가톨릭교회로서, 그리고 최상의 목자, 그리스도의 대리자, 베드로의 후계자이며 주교단의 수장인 로마 교황에 대하여 로마 교황으로서 항상 충실할 것을 서약한다.”

그러므로 펠레 주교님의 이 첫 번째 문장에서 악을 찾는다는 것은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Ⅱa Ⅱae qu. 60 a.3 )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 ‘악의(ill-disposition)’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이(악의적으로 의혹을 해석하는 것)는 어떤 이가 다른 이에 대하여 악의를 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다른 이를 미워하거나 경멸할 때 또는 성내거나 시기할 경우, 그는 하찮은 것으로도 상대방을 나쁘게 생각하게 된다. 그 이유는 사람은 쉽게 자신이 바라는 대로 믿기 때문이다." 펠레 주교님의 선언에 대한 윌리엄슨 주교님의 분석은 이같은 맥락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일일이 모든 구절을 살펴볼 필요도 없습니다.

4월 15일 선언이 펠레 주교님이 인정하신 것처럼 몇 가지 교정을 필요로 한다 할지라도, 그 선언은 주교님이 증명하려고 하는 원래의 비난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단연코 아닙니다. “원문의 이들 10개 구절을 주의 깊게 읽어 본 이는 ‘누구나 이 글을 쓴 사람 또는 사람들이 성전(聖傳)을 위한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싸움을 포기했으며, 그들의 마음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 나아갔다.’ 라고 결론내릴 수 있다.” 라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 선언은 기껏해야 표현방식이 온건하고 교황청 신앙교리성성(聖省)의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교의적 선언을 찾고자 하는 취지에 (일곱 번째 구절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모호하고 부정확하고, 부적절하거나 단순히 잘못된) 몇몇 부적절한 용어들이 나타날 뿐입니다.

성비오10세회 본부가 이 선언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주교님의 프랑스어 문서 KE 303은 영문본이 없는데, 프랑스어 문서 또는 영문본 중에 어느 것이 원문입니까?) 펠레 주교님은 2012년 8월 28일 디노이아 대주교에게 “그 선언이 철회되었고, 더 이상 교황청과 성비오10세회 간의 작업의 기초로 작용할 수 없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비난은 티시에르 드 말레르 주교님이 신부님으로 활동하셨던 시절 준비하였고, 르페브르 대주교님이 서명하신 1988년 5월 5일 의정서에 대해서도 간간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주교님은 펠레 주교님을 비난하시는 방식으로 이들 두 분을 비난하시려 하는 겁니까? 물론 아니겠지요. 4월 15일 선언이 실로 ‘성전(聖傳)을 위한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싸움을 포기하였던 것’ 이라면, 결코 바보가 아닌 현대주의자들은 이를 기뻐하고 기꺼이 받아들였겠지요! 그 선언은 미약하다고 여길지라도, 교황청 신앙교리성성(聖省)에 대하여는 매우 강도 높은 요구였고, 성성(聖省)의 사람들이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4월 15일 선언은 결코 ‘성전(聖傳)을 위한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싸움’을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1976년 5월 6일자 서한, 저의 저서<르페브르 대주교와 바티칸>을 읽는 이는 누구나 주교님이 쓰신 다음의 글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르페브르 대주교님이 1988년 5월 6일자 서한에서 의정서를 비난했던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대주교님은 이 의정서가 성비오10세회가 성전(聖傳)을 수호함을 계속함에 있어서,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 서한에서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라칭거 추기경에게 그 의정서에 대하여 따뜻한 감사를 표했으며, 이는 대주교님이 결코 의정서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이행할 것을 요구하신 것입니다.

대주교님은 가까운 시일에 주교서임이 승인될 것을 요구하시면서 그분이 의정서로부터 이탈하는 유일한 방법은 (주교서임) 날짜가 당신에게 주어지지 않을 경우 주교서임을 강행하겠다고 (교황청을) 압박하는 것이었습니다.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이렇게 교황청을 압박하는 것 만이 교황청과의 협상에서 자신의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대주교님의 이러한 압박에 대하여 교황청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는데, 다른 (주교서임)후보자들을 8월 15일에 주교서임하라는 요구였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새로 추가된 (주교서임) 후보자들의 인적사항을 검토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없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교황청에서 주교서임 일정을 계속 지연시키는 수법 (6월 30일은 주교서임을 하고자 하는 네 번째 일정이었던 바,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로마에 의해 이미 주교서임을 세 차례나 연기함)을 사용하자, 대주교님은 6월 30일에 주교서임을 강행하시기로 결심하셨습니다.

 

(당시의)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청이 주교서임 문제에 있어 르페브르 대주교님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기 때문에 자신이 교황(베네딕토 16세)으로 재임하는 기간 중에 이를 바로잡고자 한 것입니다.  

주교님은 글 말미에 “성비오10세회의 지도력은 진리의 우월성 즉 가톨릭 신앙에 대한 이해를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펠레 주교님의 선언에서 나타난 실제 내용(그리고 지난 18개월 동안 37명의 프랑스 사제들이 보냈다고 하는 펠레이 주교님에 대한 공개서한에 나타난 다른 모든 비난들)과 주교님이 내린 결론과 위에 나타난 비난 사이에 존재하는 불균형을 감안하면, 제가 저변의 논리를 이해하려고 할 때, 근본적인 비난은 주교님이 “문제는 협정이라기보다는 성비오10세회를 공식 승인하려는 어떠한 협정이라도 맺으려는 바람이다. 그러한 바람은 여전히 간절하다.”

 

이러한 추론은 다음의 내용으로 보입니다. “교황청의 실권자들과 로마의 성성(聖省)들은 ‘현(現) 시대의 대배교(大背敎)’인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상과 이념’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로마의 배교자들’이다. 이들과 어떠한 형태의 협정을 맺거나 이들로부터 (성비오10세회에 대한) 교회법상의 승인을 받는 것은 천주님에 대한 자유주의적이면서 거대한 적(敵)인 현(現)시대의 대배교(大背敎)에 동조하는 것이다.”

이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결코 주교님처럼 그렇게 추론하지 않으셨습니다! 실제로 1980년 3월 22일, 대주교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Homec20A1).

 

“이것이 내가 오늘 특별히 우리 사이에 일치를 주장하는 이유이다. 실로 이러한 일치는 수도생활 하는 이들이 지켜나가는데 더 용이할 것이다. 사제단을 이루면서 도처에 흩어져 있는 우리에게 있어 일치를 이루는 것이 가끔 더 어려워 보일 수도 있다. 글쎄, 일치를 이루는 것이 더 어렵다면, 한 번 더 모든 시대의 교회와 일치를 이루고 있는 수도회 가족들안에서 서로 간에 그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을 위한 과업과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더 강력하고 굳건하고 단호한 유대를 맺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오늘날의 교회와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들과 일치를 이루는 것에 대하여, 나는 말하건데, 그들이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은 현대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면, 그리고 레오 13세 교황께서 언급하셨고 그 분을 포함한 전임 교황들이 단죄하셨던 이 새 권리(new right)에 관한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면, 그리고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사상적인 측면에서 완전한 친교를 이루어야 하는 그들(현대교회의 지도자들)과 일치를 이룰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면, 이는 문제될 것이 없다. 이는 일치를 깨뜨리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성전(聖傳)과 전임자들(역대 교황들)이 가르친 것을 충실히 지키는 사람들을 통해서,우리는 모든 역대 교황들로부터 오늘날의 현(現) 교황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종도성(apostolicity, 가톨릭교회가 종도로조차 이어져 옴)’과 일치를 이루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우리가 누구보다도 정확하고 친밀하게 거룩한 교회의 일원이며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심을 위하여 싸운다는 것을 이해하고 확신해야 하는 것이다. 불행히도 교회 구성원 중에 일부가 자신의 행동과 생각, 저술, 행동으로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심을 받아들이지 않는 다 할지라도, 이는 교회 역사에서 항상 있어왔던 일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를 합법적인 교황으로 받아들이면 현대주의자가 됩니까? 교황 프란치스코를 합법적인 교황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단지 위에 언급한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말씀대로 ‘교황 프란치스코가 교황으로써 합법적이다.’ 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그의 교황직이 합법적이다.’ 라는 부분에서 여전히 가톨릭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교황 프란치스코의 교황직이 합법적이다.’ 라는 것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우리가 현대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주교님은 “진리의 우월성 즉, 가톨릭 신앙에 대한 이해를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라고 선언하심으로써 주교님이 다른 이들을 비난했던 그 태만함에 빠지고 맙니다. 실로, 가톨릭 진리는 주교님이 부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교님이 모든 신덕도리를 믿거나 아니면 잃는 것입니다. 이제 가톨릭 신앙의 필수불가결한 신조는 가톨릭교회에 대한 믿음, 특히 르페브르 대주교님이 주교님의 사제로 서품을 하신 그 때, 1976년 6월 26일, 바로 그 날에 말씀하신 ‘베드로에 대한 믿음’입니다. “오! 그렇습니다. 우리는 베드로에 대한 믿음, 베드로의 후계자(역자 주: 교황)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다른 때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가 로마와의 관계를 끊는다 할지라도, 나는 아닐 겁니다.” 성비오10세회를 시작한 이래로 대주교님은 샤리에르 주교님의 승인을 얻기 위해 신중히 처신하셨고 아씨시에서 열린 종교간 회합 직후에도 교황(요한 바오로 2세)의 승인과 교회 조직 내에서 주교서임을 하시기 위하여 기꺼이 일정을 계속 연기하려 했습니다. 대주교님이 이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주교서임을 강행하신 것은 단지 로마 교황청의 당국자들이 신의를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가톨릭 신앙은 우리에게 교회와 분리된 채로 홀로 구원받을 수 없음을 가르칩니다. 신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우리를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들과 맺어주는 “완덕을 매는 끈(bond of perfection)”(콜로새 3:14)인 애덕 없이는 천국에 갈 수 없습니다.

 

“나 설령... 온갖 인식을 가질지라도, 또 나 설령... 완전한 신앙이 있다 할지라도,... 사랑이 없을진대, 내게 아무 유익이 없으리다”(코린토 13: 2~3). 이러한 교회와의 내적 유대는 성화 은총(sanctifying grace)과 애덕으로 이루어지며,구령에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성 로버트 벨라민(St, Robert Bellamine)이 가르친 바대로 교회와의 외부적인 유대는 가톨릭 신앙을 선언하고 (세례성사로부터 시작되는) 가톨릭 경신(敬神)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계 조직과의 친교 역시 구령에 필요한데, ‘일 또는 바람으로써(re aut voto)’ 즉, 누군가가 자신의 과오로 인한 것이 아닌 상태에서 교계 조직과의 친교가 외부적으로 사실상 가능하지 않은 경우에, 최소한 이를 ‘서원(votum), 즉, 확고하게 바라고 의욕’하는 것이 구령에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가톨릭교회는 (교계조직과의 친교가 근본적으로 존재하는) 적절한 교회법에 의한 상태에 처해 있기를 바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가르칩니다.《가톨릭이 휘니주의인가?》라는 제목의 저서 40페이지에서 인용한 성 로버트의 글을 보십시오.

 

성 로버트는 “그러한 교계 조직상의 승인(을 받는 것)이 부당하게 부인된다면, 이를 결여한 것이 구령에 장애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교계조직과의 친교를 일치를 바라는 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는 구령에 장애가 된다.”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주교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요, 나는 적절한 교계조직과의 친교를 바랍니다만, 그것은 현재 로마 교황청을 이끄는 이들이 아니라, 올바른 교회당국이에요.’ 제 답변을 말씀드리자면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러한 생각은 근본적으로 교황공석주의자의 입장이지, 결코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입장이 아닙니다.《다양한 교회들》에서 주교님이 쓰신 글을 보면 현재 로마 교황청을 이끄는 이들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에 속해있고 가톨릭교회에는 속하지 않은 것 마냥 서술하시면서, 가톨릭교회를 단지 (교의적으로) 건전한 상태에 있었어야 할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의 부분으로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가견적(可見的)인 교회만이 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되고 종도로조차 전하여 내려오는 교회이다. 나머지는 부패한 것들이다.”

이제 주교님의 그러한 생각은 결코 르페브르 대주교님께서 생각하신 바가 아닙니다《*다양한 교회들》에 제가 쓴 글을 보십시오. 주교님은 "공식적인 교회’는 공의회의 교회이고 (이 교회는 더 이상) 가톨릭이 아니다.”라고 쓰셨습니다만, 대주교님은 결코 이렇게 가톨릭교회를 단지 전(全)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의 부분,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의 경계가 더 이상 명료해 보이지 않는 부분, 적절한 교계조직이 없는 부분으로 보지 않으셨습니다.

 

이 글의 논리에서 보이는 오류는 존재/본질과 특성/징표를 혼돈하는 것입니다. 누구라도 교회의 네 가지 징표(역자 주 : 종도신경의 구절인 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되고 종도로조차 전하여 내려오는 교회)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오류, 특히 수치스러운 교회일치주의로 인하여 많은 영역에서 불분명 해졌다는 사실로 부터 현재의 교황청(을 이끄는 사람들)이 “가톨릭이 아니다.”라고 결론내릴 수는 없습니다.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펠레 주교님과 저를 사제서품하신) 1982년 6월 29일에 행하신 유명한 강론에서 현재 일어나는 위기가 몇몇 이들의 신앙에 주는 시련에 대하여 우려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대주교님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이 교회 초창기 어떤 이들의 신앙에는 도전이었으며, “‘천주님이 그렇게 많은 고통을 받으셨을 리가 없다.’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의 참된 인성(人性)을 부인하고, 그에 따른 귀결로 그리스도께서 단지 투명한 육신을 지녔다고 주장하는 몇몇 이단자들도 있었다.”라고 설명하셨습니다.

또한 “극심한 고통을 받으셨던 그리스도의 참된 천주성(天主性)을 부인하는 또 다른 부류의 이단자들도 있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가 겪고 있는 현재의 수난은 몇몇 사람들의 신앙에는 도전인 바,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이렇게 많은 악을 허락하실 리 없다고 말씀하면서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류와 악을 부인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의 본분에서 한참 벗어난 교회 당국자들이 여전히 그리스도의 신비체(역자 주 : 교회)의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였고, 그들은 교황공석주의자가 되었습니다.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이들 두 가지 오류를 거부하셨고, 아무도 먼저 육신의 악(고통)이 그리스도의 몸에서 어느 정도까지 있었는지 얘기할 수 없듯이 아무도 예단하여 영혼의 악(오류와 죄)이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얼마나 많은가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천주 성자께서 (십자가상에서) 고난 받으실 때 “내 천주여, 내 천주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테오 27: 46).라고 말씀하실 수 있었던 것은 신비입니다만, 우리는 십자가 밑에 계신 성모님처럼 신덕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경우와 같이 (종도) 베드로의 후계자가 모든 종교의 대표자들을 (그들의 신들에게) 기도할 수 있게끔 아씨시로 초대한 것 또한 신비입니다. (그들은) 어느 천주께 기도하는 겁니까? 그러나 대주교님이 우리에게 자주 올바르게 상기 시켜주신 것처럼 사실에 반하는 것은 논증할 수 없습니다(contra factum non fit argumentum).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아씨지에서의 수치스러운 종교간 회합 이후에도 성비오10세회를 위한 적절한 교회법에 의한 상태에 있게 하시려고 가뇽 추기경님과 함께 일하셨습니다. 가톨릭 진리는 종도들의 후계자들 그 중에 몇몇은 성인들이었던 반면 어떤 이들은 천주님으로부터 버림받았거나 가롯 유다 같은 이(배반자)들이었습니다. 이 불완전함을 지닌 몇 가지 중한 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과 친교를 이루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종도들의 후계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주교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실 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우리는 교황을 인정합니다만 거리를 두어야 해요. 왜냐하면 ‘주제를 정하는 것은 장상들이지, 주제가 장상들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위대한 원리는 주교님의 염려를 다음과 같이 해소합니다. 

 

“교회 안에서 사악한 이들과 친교를 맺는 것은 이들의 행위에 동조하지 않는 이상, 의로운 이들에게 해약을 미치지 아니한다.” 그러한 염려로 인해 우리가 (교회) 본래의 선(교계조직과의 친교, 교회 내의 질서)과 그리스도로 부터 나오는 권위를 보유한 것으로 나아가도록 우리 자신을 바르게 위치 짓는 것을 거부해서는 아니됩니다. 그러한 권위를 남용하여 행하는 경우에만 우리는 권위에 저항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만 하는 것 - 이는 펠레 주교님이 2000년도에 로마에서 제안 받으실 때부터 열중하셨던 일입니다. - 은 신중함의 덕을 실행하고 성전(聖傳)을 수호하는 과업을 계속함을 보증하는 것입니다.

 

펠레 주교님이 작년 봄, 한 마음(Cor Unum, 성비오10세회 사제들만의 내부 기관지)에서 이 신중함을 실천하는 원리를 밝히셨을 때, 그 분은 다음과 같이 서술하셨습니다. “우리가 원칙으로 정한 입장은 우선 신덕이요, 마지막까지 무엇보다도 가톨릭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가톨릭으로 남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펠레 주교님은 “우리의 생존을 보증하기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성비오10세회가 신덕과 신덕에서 생겨난 것(전례, 성사, 도덕성, 규율)을 저해하는 어떠한 양보도 요구받아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요, 두 번째는 성비오10세회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자유와 자율성이 실제로 주어져야만 하고 이러한 자유로서 성비오10세회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존속하고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주교님이 (이 글이 나온 이후에) 펠레 주교님이 우리를 “르페브르 대주교님이 설정한 방향에서 이탈하고 있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상과 이상 ... 심지어 현(現) 시대의 대배교(大背敎)로 인도하고 있다.” 그리고 펠레 주교님이 “진리의 우월성 즉 가톨릭 신앙에 대한 이해를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라고 쓰실 수 있는 겁니까?

 

주교님은 펠레 주교님이 어느 정도 신중하지 못했고 온건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말씀하실 수는 있습니만은 이렇게 분노에 찬 결론을 이끌어 내실 수는 없는 겁니다! 이러한 주교님의 주장은 온전한 사실, 즉 펠레 주교님의 부분적인 발언 내용이 아닌 전체 발언 내용과 한참 동떨어져 있어서, 진리에 대한 이해를 상실한 이는 주교님이 아닌지 의문을 자아내게 합니다. 주교님은 우리에게 ‘당신들의 장상이 신앙과 영원한 구령을 믿는 것에 있어서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십니다.

 

친애하는 주교님, 주교님을 추종하다가 수치스럽게 열교 선언을 하는 사제들이 있습니다. 샤잘 신부는 많은 이들이 알 수 있게끔 그 질문에 “아니오!”라고 다음과 같이 열교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샤잘 신부는 말하길, “우리는 현재 진리와 오류가 뒤죽박죽 얽혀 있는 상태다. 여전히 신앙을 가진 양선(良善)한 이들과 타락한 이들이다. 이렇게 (오류와 진리가) 뒤죽박죽 얽혀 있을 때에 밀과 가라지(를 구별함)에 대하여 우리가 무엇을 할까요? 우리가 밭으로 갈까요? 아니오!” 샤잘 신부가 주님의 밭에 없다면, 우리 주님의 곳간에 모이지 않을 것입니다. 즉, 그가 우리 주님의 밭에 있지 않다면, 우리 주님의 곳간에 모일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샤잘 신부가 “아니오!”라고 답변한 것은 교회를 실제로 거부한 것이며, 이는 실제로 열교적으로 부인(아니오)한 것입니다.

 

주교님의 느슨한 연합체 안에는 실제로는 권위가 없으며, 사실상 매우 자유로운 연합체일 뿐입니다. 그러나 주교님은 그들에 대해서 도덕적인 지도력을 가지고 계시며, 따라서 샤잘 신부의 구령을 위해 그를 바로 잡으셔야 합니다. 샤잘 신부가 밭(역자 주: 교회)에 돌아오지 아니한다면, 구령 받을 수 없습니다. 개신교주의자들은 르네상스 시기의 교황들과 주교들이 저지른 부패를 명분삼아 가톨릭교회를 거부하였습니다. 우리는 개신교주의자들의 전철(前轍)을 밟지 말아야 합니다.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실로 ‘교회의 사람’이었으며, 그 분의 전(全) 생애를 교회의 일에 헌신하신 분이며, 교회에 충실하셨던 분이십니다. 저는 이 충실함(fidelity)이라는 말이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전(全) 생애와 그 분의 (성전(聖傳)을 위한) 싸움을 요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주교님은 신덕과 전례, 도덕, 교회에 충실하셨습니다! 그러한 충실함은 그 분이 묘비에 새겨 달라고 요청하신 “내가 너희들에게 전한 바는 나로서도 또한 받은 것이니”(코린토 15: 3).라는 구절에서 매우 간결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충실함은 그 자체로 대주교님의 주교 표어였습니다!

펠레 주교님이 최근에 보내신 교우와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역자 주: 올해 2013년 3월 총장 서한)에서 선언하신 바와 같이, 성비오10세회 장상들은 이러한 신덕과 전례, 도덕 그리고 교회에 대하여 르페브르 대주교님이 보여 주신 타협하지 않는 충실함에 확실히 헌신하고 있습니다. 성비오10세회 사제들인 우리는 이러한 충실함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제가 언론 매체에서 르페브르 대주교님을 ‘강철 주교’(역자 주: 불어로 ‘르베크드페’(l'eveque de fer), 언론 매체에서 대주교님의 이름과 비슷하게 발음되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그 분이 ‘고집 센 성격의 소유자’임을 부각시키려고 한 것으로 보임)로 불렀을 때인 1976년 2월에 대주교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저를 가장 감동시켰던 그분의 성품은 겸손함과 온화함이었습니다.

 

대주교님은 진실로 성 바오로의 “나 그리스도의 표양을 따르는 것같이 너희는 내 표양을 따르라!”(코린토 11장 1절)와 “그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내 안에 살으심이니라”(갈라타 2: 20).라는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다.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신덕의 사람이요, 생활(生活)하신 신덕과 같이 한 사람입니다. 대주교님은 이러한 덕성으로 참된 신덕을 선언하셨고 그 신덕으로 사셨습니다. 대주교님이 사제로서 보여주신 거룩함에 충실하하는 것이, 성비오10세회 모든 회원들이 따라야 하는 충실함의 본질적인 것입니다.

저는 주교님이 결코 떠나지 말았어야 할 곳으로 돌아 오셔서 가톨릭교회를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의 부분으로 간주하는 새로운 주장을 하지 아니하고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보여 주신) 충실함을 계속하신다면 성비오10세회의 모든 회원들이 매우 기뻐하리라 확신합니다.

 

또한 몇 가지 명령(을 따르는 것)이 어려워 보일지라도, 그러한 명령을 거부하는 것보다 겸손함으로써 따르는 것이 주교님의 영혼에 매우 유익할 것이며, 다른 이들에게는 더 훌륭한 표양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권위를 거스르는 자는 천주의 지령을 거스르며, 이를 거스르는 자들은 스스로 자기에게 벌을 초래 하느니라.”(로마 13: 2). 왜냐하면 “천주께서는 거만한 자를 배척하시나, 겸손한 자에게는 성총을 주시느니라.”(야고버 4:6).

우리 모두 주교님이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온화함과 겸손함으로 돌아오시기를 기도합니다.
                                                      
2013년 5월 12일, 싱가포르

예수님과 성모님 안에서  프랑소아 레네 신부